칼럼] 설사, 링겔주사를 맞혀야 하나요? 2003-05-28 오전 10:20:00 조회수 : 1338

아이가 설사를 합니다. 조금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도 여러 번, 그것도 양이 제법 많습니다. 주위에서 설사를 할 때는 무조건 굶기는 것이 좋다고 해서 아이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설사는 양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그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링겔주사라도 맞혀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엄마들이 가장 많이 잘못알고 있는 육아상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필요하면 링거주사(링겔)를 맞힐 수 있습니다. 링거를 맞아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설사를 많이 하고, 좀처럼 잘 먹지 못하고, 심하게 토하는 아이들, 아무리 먹여도 설사로 나오는 양이 더 많은 아이들은 링거주사를 맞으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위에서 열거한 예들 중에 속하지 않는 경우는 굳이 링거주사를 맞힐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이들에게 링거주사를 맞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에게 링거주사를 맞히기 위해 조그만 아이들의 팔에서 혈관을 찾고 바늘을 꼽아야 하고, 도 링거주사를 맞히는 동안 보채는 아이들을 엄마들이 달래는 것도 적은 고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탈수가 심한 아이들은 링거를 맞혀야 합니다. 심한 아이들에게는 저도 그렇게 합니다. 탈수가 아주 심한 아이들은 입원을 시켜서라도 수분의 보충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탈수가 심해지지 않도록 먹이는 것에 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가 힘이 조금 덜더라도 잘 먹이면 그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를 심하게 하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이는 것입니다. 설사하는 아이를 굶기면 안됩니다. 오히려 심하게 설사를 하는 아이는 더 많이 먹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설사양이 많을수록 수분과 전해질의 소실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먹으면 설사의 양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도 힘들고 어머니도 힘이 듭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먹이는 것에 주의를 해서 잘 낫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먹이는 것에 주의를 하는 것이 링거주사를 맞히는 것보다는 덜 힘이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사의 원인치료를 위해서도 먹이지 않고 링거만 맞히는 것보다는 먹이는 것이 더 낮습니다.

아이들이 설사를 하는 이유는 대개 장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염증이 생긴 아이의 장은 영양을 공급받아야 빨리 회복이 됩니다. 목에 염증이 생긴 경우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경우에 영양 공급을 잘해주어야 빨리 회복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조금이라도 죽이나 미음을 먹일 수 있으면 링거주사로 맞는 전해질이나 포도당보다도 더 많고 좋은 영양을 아픈 장에 공급할 수가 있게 됩니다.

장에 생긴 염증이기 때문에 먹으면 설사양이 더 많고, 때로는 토할 수도 있고, 또 아리가 잘 안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무척 힘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먹이면 대개의 경우 아이는 잘 받아먹습니다. 그리고 먹은 만큼 아이는 더 빨리 회복하게 됩니다.

장염에 걸린 아이들이 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토하는 아이는 조금씩, 그리고 자주 먹이면 대개의 경우 탈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번에 100cc를 먹는 아이가 토한다면, 한번에 먹는 양을 줄여서 50cc씩 먹이면 됩니다. 만약 50cc를 먹고도 토한다면 30cc나 20cc씩 먹이면 대부분의 경우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심한 설사를 할 때는 일반 우유보다는 설사 분유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설사를 할 때는 정상적인 장벽에 존재하는 유당분해 효소가 결핍되기 때문에 일반분유를 먹이면 우유성분을 흡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설사를 할 때는 정상적인 장벽에 존재하는 면역학적 방어막이 일시적으로 소실되기 때문에, 설사를 할 때 일반 분유를 계속 먹이면 우유의 이종 단백질에 대한 감작이 일어나 설사가 끝난 뒤에도 우유만 먹이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 날 수가 있습니다.

큰 아이의 경우는 굳이 설사 분유를 먹일 필요가 없습니다. 쌀 성분은 설사를 할 때에도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죽이나 미음을 먹이면 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수분을 보충해 줄 때는 그냥 보리차를 먹이는 것보다는 이온음료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온 음료에는 소량의 당분과 함께 전해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설사로 소실되는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심한 아이의 경우에도 무조건 링거를 맞히지 않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아이의 상태에 달려있습니다. 아주 심하거나, 엄마가 너무 힘들 경우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링거주사를 맞힐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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