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스프하면 꼭 한사람이 생각난다.

언젠가 집안행사에 아는 아이의 엄마가 사람들 치르는데 도와준다고

이 야채스프를 그야말로 큰 곰국 끓이는 그릇에 가득해와서

정말 나를 감격하게 만든 적이 있다.

그 엄마는 발찌까지 하고 다니는 멋쟁이 엄마인데

자기가 정말 잘하는게 있다고, 그게 바로 이 야채스프 요리라고 하였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아마 그 엄마는 못하는게 없을 것이다.

얼마나 부지런한지 자기 애와 우리 애들 둘의 수영장까지 데리고 오고가면서

일일이 다 건사해주었으니

회원인 그 엄마 덕분에 우리 애들 둘이 덤으로

텅텅 빈 롯데수영장에서 코치에게 맘껏 수영을 배웠으니

여러가지로 고맙기 이를데 없는 사람이다.

 

세상 살면서 여러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살게 된다.

나는 이 야채스프를 생각할 때마다 그 사람이 생각나고

고마운 마음을 버릴수가 없다.

이사를 가버려 못만난지 수년이 되지만

실은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또 그 엄마가 내가 바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변명을 위로 삼으면서 못만났다.

그런 일들이 나를 부끄럽게 하고

비가 오는 날, 그 마음과 얼굴이 다 이쁘던 사람을 생각하며

야채스프를 끓여보았다.

이 글을 본다면 고마운 내 마음을 가만히 드려다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재료> 토마토, 양파. 샐러리, 호박, 당근, 월계수잎, 후추. 소금. 버터. 케첩

1. 양파, 샐러리, 호박. 당근은 가로 세로 1cm씩 썰어서 버터에 볶는다.

2. 토마토는 칼로 십자를 내어서 긴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들고, 끓는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긴다.

3. 볶아놓은 야채는 육수가 있으면 붓지만, 버터에 볶은 것은 그냥 물을 붓고 푹 끓이고 이때 월계수잎을 넣는다.

4. 데친 토마토도 야채들과 같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5. 야채들이 푹 끓었으면, 토마토를 넣고 소금으로 간하고 끓인다.

   (입맛에 따라 토마토케찹을 아주 약간 첨가해도 상관없다)

6. 먹을 때 후추를 뿌려서 먹는다.

-감자가 없어서 넣지 않았지만, 감자를 넣으면 스프가 걸죽해지므로 넣도록 한다.

-감자는 껍질을 까서,  잘게 썰어서 한번 찬물에 헹궈, 먼저 익혀서 다른 야채들과 볶는다.

-생토마토 대신에 통조림을 쓰면 색이 더 잘나지만, 싱싱한 토마토를 그냥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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