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경 도착해서 9시쯤 망루(일명 비정규 통곡의 탑)에 올라왔으니 어느덧 12시간 이상을 이곳에 머물렀네요..단식 6일째인 코스콤비정규지부 정인열 부지부장은 잠이 살포시 들었고 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오늘 날씨가 포근하여 낮엔 별로 추운 걸 모르겠더니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지니 비닐, 천막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갑네요. 전기장판이 있어서 바닥은 따뜻하지만 자판을 치는 손끝이나 무릎은 얼얼하리만치 시려워요.. 우리 동지들은 여전히 이렇게 내 몸을 힘들게 해가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19일 동안 단식을 하고 병원에 실려간 남성 조합원의 뒤를 이어 단식을 시작한 정인열 부지부장은 코스콤비정규지부 100명의 조합원 중 유일한 여성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만난 것이 코스콤입니다. 일한 지 만7년이 되던 날 여기 망루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코스콤은 7년동안 일한 댓가로 투쟁승리를 위한 고공단식을 선물로 준 셈입니다. 축복받아야 하는 날 단식을 해야하는 처지가 너무 서러워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망루에 올라가기에 앞서 코스콤비정규지부 동지들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 동지들]
평일엔 중식 선전전, 저녁 촛불 문화제등이 있지만 토요일엔 일정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비교적 조용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낮엔 천막을 살짝 걷고 내내 밖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한산한 토요일의 여의도가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 동지들도 독서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불을 피우고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들의 마음도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함께 하루 동조단식을 했던 코스콤비정규지부의 안창호동지와-여기는 망루 안이예요]
15년을 일한 지방의 한 동지는 과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지만 한 달 월급이 130만원이라고 합니다. 그 월급으로는 살기 힘들어 하루에 우유배달을 3곳이나 하느라 3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잤다고 하네요.. 또 다른 동지는 퇴근 후에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적은 월급에 보탰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퇴근시간은 자정이었다고...
코스콤은 용역업체에 한 달 직원 1인당 185만원씩 주었다지만 거기서 용역업체가 30%를 떼고 월급을 지급한답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정규직들은 3-4배 많은 급여를 받아가니 그들이 느꼈을 박탈감이 어땠을까요...
뿐만아니라 코스콤은 근로기준법도 위반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근무시간이 11시간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외 수당 같은 것은 받아 본적이 없답니다. 심지어는 밤에 집에서 자다가도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으면 새벽 2시에도 곧장 회사로 달려와 일을 해야 했답니다. 휴가 3일 중 2일을 회사에 나와야 했던 적도 있다고 하니... 이거 참..
지난 5월 50여개나 되던 업체를 정리하고 5개의 업체에 직원들을 나누어 맡겼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불문하고 사용하던 전자결재시스템을 정규직 직원들만 사용하게 하며 같은 도급업체 직원끼리만 사용할 수 있게 시스템을 바꾸는 행태가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사무실내에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자리배치를 나눠하고 그 중간에 높다른 파티션을 치는 일도 있었답니다. 직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업체가 바뀌면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고용불안이 머리 끝까지 치솟은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했습니다.
노동부는 코스콤에 대해 불법 파견 판결을 하였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코스콤의 문제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동지들은 수없이 얻어터지고 삭발하고 굶으면서도 투쟁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망루에 올라오는 동지들마다 순박한 미소를 보이며 이후 투쟁을 얘기했습니다.
[문화연대 동지들이 그려줬다고 하네요..]
어느덧 10시가 넘었네요.
전 현재.. 하루단식중...
배가... 고픕니다...
하지만 투쟁의 현장에 오니 힘이 납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끼를 입고 비록 하루지만 단식고공농성을 하니 다시 현장 노동자가 된 듯하여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저의 하루 연대투쟁으로 코스콤비정규지부 동지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또 당내에 코스콤 투쟁이 많이 알려지고 확산되어 결연하게 대오를 지키고 있는 동지들에게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연대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농성 53일째, 단식19일, 단식 6일째..
동지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우리 함께 투쟁합시다~
2007년 11월3일 22시 34분
이수정
[손 흔들고 있는 제가 잘 보이세요^^ ] * 사진은 영등포구위원회 문지용동지가 찍어주셨습니다. 태어나 한 번은 싸워야 한다 코스콤 비정규직 정인열 동지의 수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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